고전문학

깔라악키니 이야기 / 법구경

울몰 2022. 9. 10. 21:31

실로 이 세상에서
원한으로써는 원한을 풀 수 없는 것.
오직 용기로써만이 그것을 풀 수 있나니
이것은 영원한 진리


사왓티 성 내에 아이를 갖지 못하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없는 것을 걱정한 여인은 대를 잇기 위하여 남편에게 다른 여인을 맺어 주었지요. 두 아내가 같은 집에서 한 남편과 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두 번째 아내가 아이를 낳을 조짐을 보이자 첫째 부인은 남편의 애정이 식을까 봐 불안해졌습니다.
첫째 부인은 갖은 방법으로 두번째 부인의 아이를 두 번이나 낙태시켰습니다.
세 번째 아이를 가졌을 때 두번째 부인은 두 번의 유산이 첫째 부인의 소행임을 알게 되었고, 세 번째 아이를 낳다가 죽고 말았습니다. 죽으면서 증오심에 가득 찬 원망을 품었고 반드시 복수하리라 다짐을 하였습니다.
장례식날 남편도 첫째 부인의 잔악한 행실을 알게 되었고 심한 구타 끝에 첫째 부인도 죽게되었습니다.



원한으로 얽힌 두 여인은 다음 생에는 같은 집에 태어나는데 첫째 부인은 암탉이 되고, 둘째 부인은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암탉이 알을 낳을 때마다 고양이가 와서 먹어 버렸고, 결국은 암탉까지 잡아먹어 버렸지요. 이번에는 암탉이 뼈저린 원한을 품었습니다. 암탉은 반드시 원한을 갚겠다고 맹세하고 죽어서 표범이 되었으며 고양이는 죽어서 암사슴이 되었습니다. 이번에는 표범이 세 번이나 암사슴의 새끼를 잡아먹었고, 암사슴은 표범에게 깊은 원한을 품었습니다. 암사슴은 죽어서 여자 귀신이 되었고 표범은 죽어서 사왓티에 여자 아이로 태어났습니다.
여자 아이는 장성하여 결혼을 했고, 첫아들을 낳았습니다. 여자 귀신은 여인 친구로 변신하고 출산을 축하한다면서 접근하여 아들을 죽였습니다. 두 번째 출산 시에도 아들이 죽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여인은 세 번째 출산 시에는 친정 식구들을 불러서 아기를 지키게 했습니다. 이번에도 여자 귀신이 나타났고, 여인은 아들을 안고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귀신이 계속 쫓아오자 도망치던 여인은 부처님이 계시는 제따와나 수도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설법을 하고 계셨는데, 여인은 부처님 앞에 아들을 내려놓고 아들을 살려달라고 애원했습니다.
여자를 뒤쫓던 귀신은 수도원 앞에 이르러 정문을 지키고 있던 신장(神將)에게 제지당해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증오심에 몸을 떨고 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것을 아시고 안나다 테라에게 분부하시어 귀신을 들어오게 하셨습나다.
부처님께서는 귀신과 여인에게 그들의 과거 전생을 이야기해 주심으로써 원한이 원한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밝혀 주셨습니다. 그러고 나서 두 중생에게 서로 간의 증오심을 버릴 것을 설법하시고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살면서 억울하게 당하고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는 어려운 이웃을 친 자매처럼 몇 년을 챙겨준 적이 있었어요. 정신적 물질적으로 도와주면서 가끔 버겁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었어요. 은혜를 갚기는커녕 뒤에서 제 자리를 욕심 내었습니다.
그것을 알고 나서 몸이 덜덜 떨리고 사람이 무서웠습니다. 충격으로 몸이 아팠고, 사람 기피 증상까지 생길 정도였어요.
15년이 지난 지금도 이해가 안 되고 완전히 용서를 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미워하는 마음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 상황이 생각나는 것도 것도 힘들었는데 그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많이 좋아진 것입니다.
이 정도 녹이는 데는 제가 마음이 너그러워서가 아니라 미워하는 이 마음 때문에 인연법에 의해서 다시 얽히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법구경에도 그런 말씀이 나오네요. 용서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