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국어 교과서(천재교육 노미숙)에 《느림보 나무늘보의 역발상 생존법 ● 블루 오션 전략》 이 나옵니다.
나무늘보와 코알라 이야기가 재미있고 배울 점도 있어서 적어봅니다. - 오형규,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중에서
포유류 가운데 가장 느린 동물은 누구일까요?
멕시코에서 아르헨티나에 이르는 열대 우림에 서식하는 나무늘보랍니다. 나무늘보는 하루 종일 나무 위에서 꼼짝도 않으며 18시간을 잔답니다. 이렇게 많이 잔다고 학생들은 부러워합니다.
나무늘보는 잠도 많이 자지만 느리기도 최고입니다.
사람은 분당 100여 미터를 걸어가고, 우사인 볼트는 100미터를 9초대에 주파합니다. 나무늘보는 나무 위에서 1분에 15미터를 움직여 시간당 900미터를 간답니다. 땅에서는 더 느려서 분당 고작 4미터로 1초에 7센티미터도 가지 못한답니다.
이 느림보는 스스로의 몸을 방어할 이렇다 할 신체적 무기도 없습니다. 나무에 배달리기 좋게 발톱이 갈고리처럼 구부러져 있을 뿐 별다른 무기도 없는데 멸종되지 않고 살아남았습니다.
나무늘보는 야행성이며 나무의 잎, 새싹, 열매 등을 먹고 사는데, 주로 먹는 나뭇잎은 영양이 별고 없고 소화도 잘 안돼서 다른 동물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나무늘보가 나무 위에서 오랫동안 잠을 자는 것도 천천히 소화히기 위해서랍니다. 신진대사가 느리기 때문에 몸의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려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거라네요.
다 이유가 있었어요.
호주에 사는 아주 귀여운 얼굴을 한 코알라는 호주 원주민의 말로 '물을 마시지 않는다'는 뜻의 '굴라(gula)'에서 비롯된 이름이랍니다. 코알라는 식물에서 수분을 섭취할 뿐, 따로 물을 마시는 일이 거의 없답니다. 주로 나무에 매달려 살고, 나무늘보보다 더 게을러서 하루 20시간을 자며, 나머지 시간에는 끊임없이 먹는답니다. 이 귀여운 녀석이 이렇게 게으르다니 참 뜻밖이네요. 먹고 자는 것 말고는 잘하는 것도 없고 자신을 방어할 무기도 없답니다. 그런데 코알라 역시 멸종되지 않고 잘 살고 있지요.
코알라도 야행성이고 나무 위에서 생활하며, 주된 먹이는 유랍립투스잎입니다. 나무늘보처럼 영양가도 별로 없는 유칼립투스잎만 먹고 하루 20시간을 자는 생활을 합니다. 유칼립투스잎은 소화도 잘 안 되고 독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코알라 외에는 먹는 동물도 없답니다. 그러니 잠을 자면서 장시간 소화하는 식으로 적응을 한 것입니다.
나무늘보와 코알라의 공통점은 험한 환경과 천적들의 틈바구니에서 도저히 살아남지 못할 것 같은 신체 조건을 가지고 멸종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천적들과 격리된 서식 환경(나무 위)에 살면서 다른 동물들과 먹이 경쟁을 벌일 필요가 없기에 생존이 가능했던 것이지요.
경영학에도 이런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블루오션(blue ocean)전략'입니다. 해안에서 가까운 바다가 레드 오션(red ocean)이라면 블루 오션은 먼 대양(大洋)입니다. 레드 오션에서는 수많은 어종이 생존의 이전투구를 벌이는 반면, 블루 오션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레드 오션'이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산업을 의미하고 이미 세상에 알려진 시장이라면 ,
'블루오션'은 현재 존재하지 않거나 알려져 있지 않아 경쟁자가 없는 유망한 시장을 가리킵니다. 즉 블루 로션은 아직 시도된 적이 없는 광범위하고 깊은 잠재력을 가진 시장을 비유하는 표현입니다.
느려 터진 나무늘보나 코알라가 지상의 연하고 맛있는 풀을 놓고 다른 동물들과 경쟁을 벌였다면 살아남기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무 위에서 맛없고 질긴 풀을 주식으로 삼았기에 다른 종들과 먹이 경쟁을 벌이자 않았기에 살았남았다는 것입니다.
지금보니 게으른 것이 아니라 현명한 블루오션 생존전략이었어요.
나무늘보나 코알라처럼 별다른 재주도 없는 몸으로 레드오션의 현장에서 부딪히며 살아고는 저를 봅니다. 그렇다고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하며 앞서가지도 못하고요.
한 발 뒤로 빠져서 살펴보는 것이 제 방식의 블루오션 전략임을 확인하는 책 읽기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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