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음이 그들에 앞서가고
마음이 그들의 주인이며
마음에 의해서 모든 행위는 지어진다.
만일 어떤 사람이 깨끗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그에게는 반듯 행복이 뒤따른다.
마치 그림자가 물체를 떠나지 않듯이.

아딘나뿝바까는 사왓티에 사는 브라흐민으로 아주 인색한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는데 아들을 매우 사랑했다. 아들 생일이 다가오자 금귀걸이를 선물로 주고 싶었으나 세공사에게 의뢰를 하면 세공비가 들 것을 염려하여 자기 손으로 직접 세공을 하여 아들에게 선물하였다.
그것은 매우 조잡하여 이후로 아들은 '조잡한 귀걸이를 달고 다니는 아이'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아들 맛타꾼달리가 열여섯 살이 되던 해 황달에 걸렸다. 부인은 남편에게 빨리 치료를 서두르라고 했지만, 치료비가 아까워 황달에 대한 치료법을 직접 배우러 다녔다. 시간이 오래 흘러 약을 직접 지어 먹였지만 약효는 나타나지 않고 아들의 병은 더욱 깊어갔다. 그때야 인색한 아딘나뿝바까도 아들을 데리고 의사를 찾아갔으나 의사들도 손을 쓸 수가 없을 만큼 늦어버려서 받아주지 않았다.
아딘나뿝바까는 아들을 포기해야 했는데 아들이 죽게 되면 조문 온 사람들이 자기네 집에 들어와 자신이 부자라는 것을 알게 될까 봐 아들을 문 밖의 정자에 내어 놓았다. 아들이 죽으면 정자에서 바로 화장을 시켜 버릴 셈이었다.
인색한 브라흐민이 아들을 정자에 내놓던 날 부처님께서는 깊은 삼매에 들어 불법이 닿을 인연을 관찰하시다가 맛타꾼달리가 죽음을 앞두고 집 밖에 버려져 있음을 아시었다.
부처님은 맛타꾼달리를 찾아가서 광명을 비추었다.
맛타꾼달리는 부처님께 사뢰었다.
"부처님이시여, 저는 어리석은 아버지 때문에 그동안 부처님을 뵙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거룩하고 청정하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지도 못했고, 부처님 설법을 듣지도 , 그 위대한 진리를 실천할 수도 없었습니다. 이제 저는 몸은 물론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에도 힘이 듭니다. 그러니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부처님과 법과 승단에 마음을 다하여 귀의하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이렇게 사뢴 뒤 아들은 곧 아주 밝은 표정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제 마음은 이제 아주 평화롭고 고요하게 잘 안정되어 있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자비로운 눈길로 소년의 간절한 표정을 바라보시면서 말씀하시었다.
"맛타꾼달리야, 너는 그것만으로 네가 할 일을 충분히 한 것이니라."
그는 죽자마자 곧바로, 마치 깊은 잠에서 깨어난 사람처럼 깨어나 맑은 정신을 지닌 해 33천에 태어났다.
아딘나뿝바까는 아들을 화장하고 매일 화장터에 나와서 소리치며 울었다.
이때 천상에 태어난 맛타꾼달리는 자기의 과거를 되돌아보며 자기가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이와 같은 부귀를 누리게 되었는지를 생각해 보았고, 그것이 부처님께 귀의한 공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인간계에 있었을 때의 자기 아버지가 지금 화장터에 나와서 매일 울며 세월을 보내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생전에 약 한 첩 제대로 지어 주시지 않던 아버지가 이제는 저렇게 손까지 휘저으면서 나를 그리워하며 울고 계시니, 내가 가진 모든 힘을 다해서 아버지의 마음을 바꿔 드려야겠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장신구와 금은보화로 치장한 천인의 화려한 옷을 입고서 지상으로 내려갔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있지도 않은 것을 구하려고 울고 있는 어리석음을 깨우쳐 주었다. 이제 아딘나뿝바까는 비로소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에서 벗어났다.
아버지는 아들이 지은 공덕이 없는데 어떻게 천상계에 태어났는지 궁금해했다.
아들은 "제가 병에 들어 고통은 심하고 마음은 좌절하여 집 앞 정자에 홀로 누워 있을 때, 부처님께서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그때 저는 욕망 없고 의심 없는 순수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우러러 뵈었습니다. 부처님의 위없이 높고 거룩하시며 지혜로우신 모습을 우러러보면서, 저는 두 손을 모아서 합장하고 진심 어린 공경을 표했습니다. 이 같은 선업 공덕이 있어서 나는 천상에 태어났습니다."
아들의 말을 들으며 아버지는 몸과 마음 전체에 청신한 즐거움이 가득 차 오르는 것을 느꼈고, 즐거운 마음으로 참된 신심을 내어 부처님께 귀의하기로 하였다.
아딘나뿝바까는 부처님과 제자들을 집으로 청하고 공양을 올린 후 여쭈었다.
"부처님이나 비구들에게 직접 공양을 올리지도 않았도, 존경의 예를 표한 일도 없으며 법에 대한 깊은 이해도 없고, 계를 지킨 바도 없는데, 다만 부처님을 믿고 귀의했다는 그것만으로도 죽은 후에 천상에 태어날 수가 있겠습니까?"
"브라흐민이여, 그대는 아직도 믿지 못하는가? 그대의 아들 맛타꾼달리는 다만 여래를 지극히 믿었던 공덕만으로 천상에 태어났고, 그런 예는 수백수천도 넘어 헤아릴 수가 없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람의 마음은 모든 행동의 근본이 되느니라. 착한 행동이거나 또는 악한 행동이거나 간에 그 행동에는 언제나 마음이 앞서가는 법이니라. 그리고 그렇게 마음을 일으켜 행동한 결과는 그 행동한 사람에게서 결코 분리되지 않고 그를 따르느니라. 그것은 마치 그림자가 물체의 형상을 떠나지 않는 것과도 같으니라"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새기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법구경을 다시 읽으며 내용이 마음에 와닿아서 그냥 읽고 마는 것보다 한 번 쓰고 요약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1994년도에 샀던 거해 스님 편역 (고려원)을 읽고 있습니다.
| 법구경 사경 / 마하깔라 테라 이야기 (0) | 2022.10.01 |
|---|---|
| 깔라악키니 이야기 / 법구경 (0) | 2022.09.10 |
| 법구경 / 짝쿠빨라 테라 이야기 (0) | 2022.08.28 |
| 고전 필수어 현대어 풀이 1 (2) | 2021.10.13 |
| 고전시가에 자주 등장하는 고전 필수어 (8) | 2021.10.05 |